讀邊華泉集
尙書詩好錦添花
沈宋高王爾莫誇
方信柘湖(拓胡)眞識者
淸高穠艶亦名家
변 상서의 시 좋으니 비단에다 꽃 더한 격이라,
심송이나 고왕 당신들은 뽐내지 말지어다.
믿겠구려 자호가 참으로 식자란 걸
청고하고 농염하여 역시나 명가로세
*변공(邊貢, 1476~1532): 산동 역성(曆城) 사람. 자는 정실(廷實)이고, 호는 화천(華泉)이다. 홍치 9년(1496) 진사가 되고, 태상박사를 거쳐 병과급사중(兵科給事中)에 올랐는데, 강직하여 간언을 서슴지 않았다. 위휘(衛輝)와 형주(荊州)의 지부(知府)를 지냈는데, 치적이 있었다. 가정(嘉靖) 때 거듭 승진하여 남경호부상서(南京戶部尙書)까지 지냈다. 안일무사하게 밤낮으로 유상(遊賞)을 즐기면서 술을 마시다가 탄핵을 받자 관직을 그만두고 물러났다. 책 모으기를 좋아했고, 금석고문들을 아주 풍부하게 소장했는데, 하루아침에 화재로 다 잃어버리고 화병으로 죽었다. 일찍부터 재학으로 명성을 누렸고 풍채도 훌륭하여 명사들과 교류했다. 저서에 『화천집(華泉集)』 14권이 있다. 이몽양, 하경명, 서정경과 함께 ‘홍치사걸’이라 불리기도 했고, 전칠자의 한 사람.
*화천집(14권): 7권까지는 詩體별로 시를 모아 놓았다. 8권은 箴, 9권부터는 文으로 封事, 疏, 序 등을 수록. 11권은 書, 12권은 誌銘, 13권은 祭文, 14권은 雜著인데 祈雨文, 紀夢 등이 눈에 띈다. 華泉集柘湖
*심송: 심전기(沈佺期, 656~714)ㆍ송지문(宋之問, 656~712)을 아울러 일컫는 말. 심전기는 특히 7언 율시에 뛰어났다. 시풍(詩風)은 청려(淸麗)하였다. 송지문은 산서성 분양 출생. 20세경 측천무후의 눈에 들어 습예관(習藝館) 상문감승(尙文監丞)이 된 것이 벼슬길에의 시발이었다. 후에 현종이 즉위하자 광동성 흠현(欽縣)으로 유배되어 사사되었다. 특히 오언시(五言詩)에 훌륭한 재능이 있었다.
*고왕: 고적(高適, 707~765)과 왕유(王維, 699~759)를 아울러 일컫는 말. 고적은 변경에서의 외로움과 전쟁·이별의 비참함을 읊은 변새 시(邊塞詩)가 뛰어나며, 이백·두보와 사귀었다. 왕유는 자연을 소재로 한 서정시에 뛰어나 ‘시불(詩佛)’이라고 불리며, 수묵(水墨) 산수화에도 뛰어나 남종문인화의 창시자로 평가를 받는다.
*柘湖: 미상. (지명이기도 하고, 왕안석의 시에 ‘자호’가 있기도 함). 국중본에는 拓胡로 되어 있음.
*참고
원종례, 2015, 명대 전칠자의 정치비판적 의고시에 내재된 사회적 정치적 사상구현, 중국문학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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