讀徐迪功集
中原何李幟詞場
江左徐郞亦雁行
應似開天推李杜
淸高還有孟襄陽
중원에서는 하경명·이몽양이 사장에 깃발 꽂았고
강좌에서는 서정경 도령이 또한 그 짝이 되었구나
(서정경이) 개원·천보 시기에 태어났다면 이백·두보를 꺾었겠고
맑고 고아하기는 맹호연을 대한 듯 하네.
*太官稿: 일시적으로 관직에서 파면된 허균이 1607년에 내자시(內資寺) 정(正)으로 복직하던 시기에 지은 작품들을 수록했다.
*江左: 원래는 장강 하류 동남방을 가리키는 말로 위진남북조 시대의 東晉 혹은 동진의 문인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사령운, 심약, 도잠, 왕희지 등). 여기서는 강소성 일대, 일명 吳中이라 불리는 일대를 가리킨다. 서정경이 강소성 蘇州 출신.
*徐郞: 서정경(徐禎卿, 1479~1511)을 가리킨다. 축윤명(祝允明)·당인(唐寅)·문징명(文徵明)과 더불어 오중사재자(吳中四才子)라 불렸음. 저서로 《적공집(迪功集)》(6권)과 시론인 《담예록(談藝錄)》(1권)이 있다. 따로 《외집(外集)》 및 《별고오집(別稿五集)》이 있으며 대체로 이몽양·하경명과 사귀기 이전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孟襄陽: 맹호연(孟浩然, 689~740) 양양(襄陽) 출신. 녹문산(鹿門山)에 숨어 살면서 시 짓는 일을 매우 즐겼다. 40세 때 장안(지금의 시안)에 나가 시로써 이름을 날리고, 왕유·장구령 등과 사귀었다. 저서에 ‘맹호연집’ 4권이 있다. 성당(盛唐)의 대표적 시인으로 왕유와 병칭되었다. “春眠不覺曉 處處聞啼鳥 夜來風雨聲 花落知多少(봄날 날 새는 줄 모르고 자다가 곳곳에 새 소리 들려오네. 밤에 비바람 소리 들리니 꽃이 얼마나 졌을지 알겠네)”라는 《춘효(春曉)》의 시가 유명하다. 시는 약 200여수가 전한다.
*허균의 내자시 정 임용: 『선조실록』 40년 (1607년) 7월 19일 기유 6번째 기사에 나온다. “허균을 【경박하여 자제하는 일이 없었다.】 내자시 정으로 [삼았다] (許筠 【輕飄無檢】 爲內資寺正)”
*서정경은 요절해서 문집 분량도 얼마 안 되는 데다 전자판 사고전서에 들어 있으니까 대략 훑어둘 필요는 있지 않을까.
*참고문헌
김해민, 「徐禎卿의 詩論과 詩」, 서울대학교 중문과 석사학위논문, 2016.
원종례, 「서정경의 시적 미각」,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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