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희, 「『세설신어보의 조선과 에도 문단의 출판과 향유층 비교, 한국문화 72, 규장각한국학연구소, 2015.

 

*목차

1. 들어가며

2. 조선 문단의 세설신어()수용과 조선본 간행

 1) 명문단의 세설신어보등장과 조선문단의 수용

 2) 조선본 세설신어()의 종류와 성격

  (1) 금속활자(현종실록자)세설신어보

  (2) 목활자본 세설신어보세설신어

 

3. 에도 문단의 세설신어()수용과 和刻本 간행

 1) 에도 문단의 세설신어()수용

 2) 和刻本 세설신어()의 종류와 성격

  (1) 화각번각본 (중국책 원문 그대로 번각, 훈점 첨부, 1694년본이 가장 이름)

  (2) 에도 문인의 주석·해설본 (주로 세설신어보 연구, 자구 해석에 치중)

  (3) 일본판 세설신어 속서 (일본의 역사인물 일화, 가나로도 편찬)

 

4. 조선과 에도 문단 간행 세설신어()의 특징

 

*요점

-조선과 에도 문단에 가장 많이 들어온 중국본은 능몽초본과 이탁오 비점본 세설신어보.

-세설신어보: 하씨어림과 합본되어 기존 세설신어에 없는 송원대 문인들 일화까지 살필 수 있으므로 (세설신어보다)선호되었을 것.

-이탁오비점본 세설신어보: 역대 세설신어의 대표적 비점, 교정, 해설자들이 모두 망라된 주석의 총괄판이라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을 수도 있음.

-조선판본은 실질적으로 이탁오비점본임에도 불구하고 종성비점이라 표기된 간본이 저본으로 사용되었음이 주목됨. 이탁오가 유학의 이단아라서 주자학에 충실했던 조선 문인들에게 반감을 불러 일으켰기에 의도적으로 종성비점이라 표기된 판본을 채택 간행하게 된 것인지 우연의 일치인지는 추후 고찰 필요.

-조선과 에도 판본의 기본적 차이: 조선본은 모두 활자본’, 일본 것은 모두 목판본’. 간행 주체도 조선은 상층 엘리트 계층 사대부 문인, 일본은 유학자 중심으로 하되 상업적 기반의 민간 서점들이 중심. 조선 간본은 중국의 원문을 그대로 간행한 백문본, 일본 간본은 원문본에도 훈점이 붙어 있고, 그 외로 일본 문인의 주석 해설본 심지어 번역본까지 있음.

 

-조선 목판본 부재의 실정과 의미: 현전 조선본은 다 활자본이고 목판본은 실물은 물론 책판목록에서도 발견되지 않음 (정형우·윤형태 편저, 1995, 한국의 책판목록, 연세대 국학연구원) 목활자본 외의 조선본은 모두 필사본 대량생산할 만큼 수요가 크지 않았다. (조선의 간행은 일단 왕명에 따라 중앙 관청에서 금속활자로 찍어내고, 이것을 널리 보급할 필요가 있을 경우 중앙, 지방 감영에서 목판으로 번각하여 대량생산. 혹은 일부 문인의 기호에 부응하는 서적이라면 인맥과 친분을 동원해 사적으로 교서관 인력을 사용하거나, 벌열가나 종친 중에 금속활자 소유자가 있어서 그를 통해 출판. 그렇지 않으면 목활자본을 사용.)

  조선의 금속활자본 세설신어는 교서관 관련 인물의 사적 취향이 반영된 것. 목활자본의 경우에도 대중 출판 목적으로 간행된 것이라 보기는 어려움. 수량이 5질 안팎으로 극히 적음. 동호인 집단에서 적은 수량으로 간행하여 보급된 것. 19세기까지 세설신어는 넓은 범위의 독자층을 확보하지 못한 채 소수 집단에서 관심을 갖고 독서하던 서적.

 

-에도의 경우: 목판본 중심의 출판 문화 발달. 에도의 출판문화를 주도한 세력은 쵸닌(町人). 이들이 서점 경영, 문화예술인 후원 했음. 다만 중국 시문집을 포함한 한학서의 경우, 문단 안에서도 한문 교양을 갖춘 지식인층으로 그 독자층이 제한되었고, 에도 시대 한학서 출판은 한학 교육기관(막부의 교육기관인 창평횡, 각 번들의 교육기관인 번교, 한학자들의 사설 교육기관인 사숙 등)에서 주로 담당. 특히 중국 문학 수용에 가장 활발했던 것은 저명한 유학자 중심의 사숙 문인들. 특히 오규 소라이를 중심으로 한 고문사파의 활동이 두드러짐. 소라이 학파는 명대 이반룡과 왕세정을 추종, 중국의 시문학습에 열정을 보였음. 이들 학파가 필독서로 선택한 서적이 당시선, 세설신어보, 창명척독집 등이었음. 이들은 스승의 학설을 주석으로 적고 그 강의 내용을 담은 책을 출판하여 자신들의 학파와 학설을 정립하고 전파하고자 노력했음. 이런 점이 조선과 크게 차이나는 점임. 책까지 간행할 수준으로 출판업이 발전, 사회 문화적 기반이 갖추어진 것. 이는 중국시문집의 향유가 한문을 잘 모르는 중간 계급까지 이루어진 것을 의미함. 조선은 중국과의 외교 출판 시스템을 장악한 상층 문인들 중심으로 수용 향유되었음.

 

*주요 사실

-명대는 세설신어가 가장 성행한 시기. 확인되는 판본도 대략 26. 명대 세설신어는 크게 세 계통으로 나뉘는데 1) 원문본계: 본문과 주석만 수록(1509년부터 만력 연간까지 나옴), 2) 비점본계(송대 류응등, 류진옹 비점본, 명대 왕세무 비점본 등), 3) 왕세정 편찬 세설신어보계열본(왕세정 산정, 장문주 교간, 왕세무 비석본이 기본 형태-대표적 간본은 이탁오 비점본과 능몽초 개정본).

-세설신어보등장 이래 기존의 세설신어 원문본은 거의 간행되지 않게 되었음: 주심여, 세설신어6 (국립중앙도서관본 한古朝48-224)

-한국 전래: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 전래 사실이 처음 나옴. 왕세정의 세설신어보가 국내 유입된 것은 1606년 주지번 방문이 시작. 현재 한국 고전적종합목록시스템에서 세설신어로 검색하면 150, 민관동 교수팀 조사를 통해 모두 187 목록이 보고되어 있음.

-금속활자(현종실록자)본 세설신어보(왕세정 세설보’ 20. 7책본이 주종. 대전 연정국악원, 종백경본이 현종실록자본의 저본): 예외적 사례. 왕실과 국가적 필요에 의한 서적이라 보기 어려운 것들임 (문학서, 역사서, 도교 관련 자료) 공적 출판에 사대부 문인들의 사적 취향과 필요가 개입된 케이스.

-목활자본 세설신어보 (19세기 중반 이후 66책본, 최상품은 아님. 원문본.)

 

*기타

-表野和江(효노 카즈에): 각주 2.

능몽초 가문의 출판 활동과 세설 신어 편찬에 대한 연구. 1998~2001년의 논저들이 있음. 

-淵藪(연수): 魚聚之處獸聚之處泛指人和事物集聚的地方。《武成》:今商王受無道暴殄天物害虐烝民為天下逋逃主萃淵藪

-寢小(침소): 추하고 왜소함. 醜陋矮小。《梁書王筠傳》:筠狀貌寢小長不滿六尺

-歸道山(귀도산): 사람이 죽은 것을 가리키는 관용어. 3.舊時稱人死為歸道山宋惠洪冷齋夜話卷七世傳端明已歸道山今尚爾遊戲人間邪

-大田覃(오오타 후카시): 1802년 일본 간행 세설신어의 주석서 <세설음석>에 발문을 쓴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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