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奇獻甫 [名允獻]

 

君是相公弟, 癯然若寒品.

少小力古詩, 諷詠忘食寢.

그대는 재상의 아우인데도 여윈 모습이 가난한 사람같네.

젊을 때부터 고시 짓기를 노력하여 침식을 잊고 시를 읊었네.

 

-寒品: 출신이 한미한 사람.

-少小: 나이가 어리다. 나이가 어린 사람.

 

有時得眞味, 如酌甘泉飮.

大篇倏聘驥, 小章燦摛錦.

때로 시의 진미를 얻게 되면 감미로운 샘물을 마시듯

대작에는 말달리는 기세가 있고 단소한 시편은 비단을 진열한 듯 찬란하구나

-甘泉: 감미로운 샘물. 순자에 용례가 있음.

-摛錦: 비단을 포진해 놓음. 반고의 서경부에 나옴.

 

駱宋肩欲齊, 何李舌還噤.

窮途只索米, 厚誼誰捐廩.

낙빈왕·송지문은 어깨를 나란히 하려 하고, 하경명·이몽양도 도리어 입을 다물리라.

궁한 신세 그저 쌀을 찾는데 곡식 주는 후의 보일 자 누구인가.

-: 입다물 금

-捐廩: 곡식 기부하는 일.

 

同調善浮沈, 知君吾最甚.

數來可唱酬, 乾坤容伏枕.

동지들은 곧잘 이랬다저랬다 하지만, 그대를 아는 것은 내가 제일

자주 와서 창수할지니, 천지는 약골을 용납하는 법이거든.

 

-同調: 지조나 주장이 같은 사람.

-伏枕: 시경 陳風澤陂에 나옴. “寤寐無為輾轉伏枕후에는 병약하거나 연로하여 오랫동안 병상에 누운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기윤헌 (1575~1624)

행주 기씨. 기준의 증손. 조부는 기대항. 형은 기자헌, 어머니는 임백령의 딸.  1605(선조 38)에 증광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여 1608년에 승문원박사(承文院博士)가 되고, 광해군 때는 공조좌랑·군기시정(軍器寺正세자시강원문학(世子侍講院文學장령(掌令안악군수 등을 역임하였다.

1617(광해군 9)에 형인 영의정 기자헌이 광해군의 인목대비(仁穆大妃) 폐비론에 반대하여 유배될 때 형과 함께 관직을 삭탈당하고 유배되었다. 그 뒤 진사 이건원(李乾元)이 서궁폐출(西宮廢黜)에 반대한 이각(李覺)과 함께 처형하자고 주장하여 수차에 걸쳐 국문을 받았으나 뚜렷한 실증이 없어 방면되었다.

그러나 인조반정 이후 오히려 광해군이 영창대군을 제거할 때 동조하였다는 죄목으로 국문을 받았고, 1624(인조 2) 이괄(李适)의 난이 일어나자 난군과 내응하였다는 혐의로 온 집안이 추국을 받아 끝까지 불복하다가 형이 먼저 죽고, 그 뒤 임강(林茳)과 더불어 장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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