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李子敏

 

東岳有奇操, 禔躬德日悾. 一作矼

作詩踵其祖, 沛若傾潘江.

동악은 특이한 지조 있으니, 몸을 닦아 덕이 날로 진실하구려.

조상의 업을 물려 받아 시를 지으니, 반악이 그랬듯 강처럼 콸콸 짓는구나

 

-禔躬: 猶禔身。《明史隱逸傳劉閔》:求古聖賢禔躬訓家之法率而行之

-: 성실할 공

-潘江: 潘江陸海南朝梁鍾嶸詩品卷上(陸機)才如海(潘岳)才如江後遂以潘江陸海形容人詩文方面的才華橫溢

 

龍文百斛重, 賁育力能扛.

鄼侯功第一, 北平才無雙.

무게 백 곡이나 되는 육중한 문필은 맹분·하육의 힘이어야 들겠고

소하(蕭何)의 세운 공이 제일이라면 장창(張蒼)의 재주는 짝이 없다오

 

-龍文: 웅건한 문필을 비유한 말

-酇侯(찬후): 소하(蕭何)의 작호.

-장창(張蒼, BC 256~BC 152): 유방(劉邦)을 도와 한나라의 건국에 공을 세웠는데, 피부가 매우 희었다. 문제(文帝) 때 승상을 지내고 백여 세의 장수를 누린 인물이다. 음률과 역서에 정통하고 도서 및 계수(計數)에 통달하여 군국의 계수를 관장하였다. 도량형을 개정하고 전욱력(顓頊曆)의 사용을 주장하고 구장산술(九章算術)을 증보함. 사기96 장승상열전

 

獨立援將抱(>), 旗旛爭受降.

吾輩縱銓古, 有若巖泉瀧.

홀로 서서 장수의 북채를 쥐니 깃발들이 다투어 항복을 받네.

우리들이 비록 옛 것을 저울질해도, 바위 틈새 솟아나는 샘 물줄기라.

 

敢以妙瑟唱, 敵彼洪鍾撞.

強秦恣睥睨, 鄒魯安能邦.

어찌 감히 묘한 비파 소리 따위로 큰 종[洪鍾]의 두들김을 당해내겠나.

강성한 진나라가 방자하게 노려보면 추나라 노나라는 나라 구실 어찌 하랴.

 

-洪鍾: =洪鐘. 전욱(顓頊)이 비룡씨에게 명해 만들게 했다는 큰 종. 혹은 예기》 〈學記에 남이 묻는 것에 잘 대답하는 자는 마치 쇠북을 두드리는 것과 같아서 작은 채로 치면 작게 울어주고, 큰 채로 치면 크게 울어준다는 말에서 유래

 

世人窺巨壑, 欲測以罌缸.

千秋有定論, 改轍君毋愯.

세상 사람 큰 골짝을 들여다보고는 항아리 독으로써 헤아리려 하네

천추에 정해진 공론 있으니, 그대는 길 바꾸길 두려워 마소.

 

-: 얼음 얼 송

 

*이안눌(李安訥, 1571~1637): 18세에 진사시에 수석합격. 그러나 동료들의 모함을 받자 관직에 나갈 생각을 버리고 오직 문학 공부에 열중했다. 이 시기에 동년배인 권필과 선배인 윤근수·이호민 등과 교우를 맺었다. 이들의 모임을 동악시단이라고 한다. 29세 되던 해인 1599(선조 32) 다시 과거 시험을 봐 문과에 급제했으며 이후 여러 언관직(言官職)을 거쳐 예조와 이조의 정랑으로 있었다. 1601(선조 34) 서장관(書狀官)으로 명나라에 다녀온 뒤에 성균직강(成均直講)으로 옮겨 봉조하(奉朝賀)를 겸했다. 1607년 홍주목사·동래부사를 거쳐 1610년 담양부사가 됐다. 부사가 된지 1년 만에 병을 이유로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3년 후에 경주부윤이 됐고 호조참의 겸 승문원부제조로 임명됐다.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병든 몸을 이끌고 왕을 호종하여 남한산성으로 갔다. 전쟁이 끝나고 서울로 돌아온 후에 병세가 악화돼 죽었다.

 

작품 창작에 최선을 다하여 문집에 4,379수라는 방대한 양의 시를 남겼다. 두보(杜甫)의 시를 만 번이나 읽었다고 한며 시를 지을 때에 하나의 글자도 가볍게 쓰지 않았다고 전한다. 특히, 당시(唐詩)에 뛰어나 이태백(李太白)에 비유됐고 서예 또한 뛰어났다. 정철(鄭澈)사미인곡을 듣고 지은 문가(聞歌)가 특히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고답적 표현을 버리고 절실한 주제를 기발한 생각으로 표현한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한편, 임진왜란이 끝난 다음에 동래부사로 부임하여 지은 동래사월십오일(東萊四月十五日)은 전쟁의 상처를 형상화한 내용으로 사실적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내용은 왜적이 동래에 쳐들어왔을 때 관민이 함께 막으려다 장렬하게 전사한 사연을 담고 있다. 저서로는 동악집(東岳集)26권이 있다. 김상헌이 이안눌의 비명(碑銘)을 썼다. (국조인물고 권53) 선대 중에 좌의정 이행이 있다.

 

이안눌 초상

*이안눌과 불교와의 관계에 대해

http://www.hyunbu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86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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