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원 다닐 때, (내가 다닐때는 민추였다.) 서경이 정말로 재미없고,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란 말을 가장 확실하게 예증해 주는 텍스트란 생각을 했다. 게다가 문장이 아니라 무슨 메모 같은 글자들의 나열을 보면서 이걸 sentence라고 할 수 있나,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렇긴 한데, 오늘 아침에 VSI의 classical literature를 보면서 무릇 글이란 시에서 역사로 진화했다, 는 얘기를 보면서, 그래 이렇게 삽삽(澁澁)하게 쓸 수도 있는 거겠지, 하고 생각했다. 헤로도투스 왈 모든 부족들은 자기 문화를 최고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데, 나 역시 그런 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서경 식의 문투에 대해서 고약하다고 느끼는 게 아닐까 싶고, 그랬음.
아무튼 오늘 것은
2장
王若曰 孟侯朕其弟小子封아
왕이 대략 다음과 같이 말씀하였다. "맹후인 짐의 아우 소자 봉아."
집전] 왕은 무왕이다. 맹은 으뜸이니 제후의 으뜸이 됨을 말한 것이다. 봉은 강숙의 이름이다. 구설에 주공이 성왕의 명으로 강숙에게 고했다고 한 것은 옳지 않다. (성백효 역)
-무왕은 강숙의 형이다.
-주공은 문왕의 아들.
-1장에서는 주공이 동국 낙에 대읍을 만들고 나서 잘 다스려지자 여러 고위층들이 와서 조회했다, 대략 이런 얘기가 있다. 그런데 여기 보면 무왕이 아우 강숙에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주공은 어디로 갔나?
-상나라를 이기고 주나라 만든 지 몇 년 안 되었을 때의 일이라고 한다.
-예전에 팔켄하우젠 책 읽었을 때나 작년 누구 책을 보면 상나라 망하고 주나라 들어선 이후에 '천명'이란 아이디어가 들어오면서 비로 정치적 지배의 정당화라는 것이 시작된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 강고 끄트머리에 천명은 일정하지 않다고 하는, <대학>에 언급되면서 유명해진 바로 그 말이 있다.
-현대 한국어를 주고 한문으로 작문해 보라고 하면 저 문장 순서가 나오겠냐고. 아무리 생각해도 저 어순은 정말 기괴해. 풀리블랭크 다시 찾아 읽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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