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2 진주고(眞珠藁)의 13번째 (맨 마지막) 시이다.
*(내 삶을 살아가리니-정길수 편역, 64~65쪽)
1
夕讀修多敎
因無所住心
周妻猶未遣
何肉更難禁
已分靑雲隔
寧愁白簡侵
人生且安命
歸夢尙祗林
밤에 불경 읽어
집착하는 마음은 없으나
아내도 있고 (주처는 오히려 아니 보냈고)
고기도 먹는다네. (하육은 금하기 더욱 어려워)
출세의 푸른 꿈 이미 버렸거늘
탄핵이 빗발친들 무슨 근심 있겠나. (백간이 덤벼든다고 왜 수심하리)
내 운명 편안히 여기나니
서방정토로 가고픈 꿈은 여전하다오.
*진주(眞珠): 삼척(三陟)의 옛이름. 허균이 삼척 부사로 있을 때 지은 시들을 모은 것이다.
*修多: =修多羅. 범어의 음역으로 불교 경전을 가리킨다.
*주처는 오히려 아니 보냈고: 주처는 남제(南齊) 때 노(老)ㆍ불(佛)의 학문에 밝았던 고사(高士) 주옹(周顒-周彦倫)의 아내를 가리킨다. 주옹은 자신이 도교와 불교를 좋아하였지만 끝내 아내를 거느리고 살았다는 뜻이다.
*하육은 금하기 더욱 어려워: 하육은 하씨(何氏)의 고기. 남제(南齊) 때 불교를 매우 신봉하였던 하윤(何胤-何子季)이 육식(肉食)을 끊지 못했기 때문에 한 말이다.
**주옹(周顒)과 하윤(何胤): 둘다 세설신어(보)에 나온다.
*白簡: 관리를 탄핵하는 상주서.
*祇林(기림): 중인도 사위성 남쪽에 있던 기타태자(祈陀太子)의 숲동산. 수달장자(須達長者)가 이 땅을 기타태자에게 사서 절을 지어 부처에게 바쳤는데, 이것이 곧 기원정사(祇園精舍)이므로 전하여 절을 가리킨 말이다.
2
禮敎寧拘放
浮沈只任情
君須用君法
吾自達吾生
親友來相慰
妻孥意不平
歡然若有得
李杜幸齊名
예교로 어찌 자유를 구속하리
부침을 오로지 정에 맡길 뿐.
그대들은 그대들의 법을 따르라
나는 내 삶을 살아가리니.
벗은 찾아와 위로하고
처자식은 마음이 안 좋구나
그래도 얻은 게 있어 기쁘다오
이백과 두보처럼 이름을 나란히 했으니.
【時憲府以郭公再祐尙道敎。以僕崇佛敎。幷劾之。爲闢異端啓罷。故結句及之。】
이때 사헌부에서 곽재우 공은 도교를, 나는 불교를 숭상한다는 명목으로 함께 탄핵하여 이단을 물리치기 위해 파직을 요청했으므로 마지막 구절에 이 일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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