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악을 구경함 1/2 (병한잡술 7)
풍악을 구경함
[석주는 말하기를 “여러 편이 모두 또렷하고 굳세며, 엄격하고 고와서 다른 작품과 같지 않으니 진실로 절창이라 하겠다.” 하였다.]
閱樂 [石洲云, 諸篇俱皦勁峭麗, 不類他作, 寔爲絶唱.]
1)
漫調徐從大葉傳, 雷頭忽拍拓(>柘)枝顚.
旋翻細案當筵奏, 敎合花檀木五絃.
느린 곡조 서서히 대엽 따라 울려퍼지니
뇌두는 갑자기 자지전 박자를 맞추네.
세악을 편곡하여 잔치 자리에서 연주하여
화단의 오현금에 어울리게 하네.
-대엽: 금조(琴操)의 이름으로, 만대엽ㆍ중대엽ㆍ삭대엽 등이 있다. 혹은 한 악절, 악구를 가리키는 말. 무엇인지 모르겠다.
-雷頭: 미상.
-자지전: 자지무(柘枝舞)라는 춤을 말하는데, 송나라 구준(寇準)이 자지무를 좋아하여 손님들을 모아 놓고 매양 진종일 자지무를 추었으므로 당시 사람들이 이를 자지전이라 하였다. (柘: 산뽕나무 자)
-세악: 아주 맑고 가는 악성(樂聲)을 말한다.
2)
摐摐絃索亮更深, 側調初闌旋炙笙.
袖拂舞頭牙板促, 步虛當拍第三聲.
쨍쨍대는 현악 소리 맑고도 깊은데
측조가 늦어지자 이어서 생황으로 맞추네
무두는 소매를 떨쳐 박자를 재촉하니
보허사는 박자를 제3성에 맞춰야 하리.
-摐摐(창창): 칠 창. 소리가 크고 명랑한 모양.
-絃索(현삭): 가야금이나 거문고 등의 줄
-側調(측조): 금조(琴調)의 소리로, 일명 변성(邊聲). 청성(淸聲)의 상대가 된다.
-舞頭(무두): 춤을 통솔하는 사람. 舞末의 상대가 된다. 당 왕건의 궁사 28번째 수에 용례가 있음. “整頓衣裳皆著卻, 舞頭當拍第三聲”
-牙板(아판): 상아 혹은 나무로 만든 박자판. 노래를 할 때 이것을 쳐서 박자를 맞춘다.
-보허곡: 악부잡곡가사의 이름이다. 여러 신선들의 하늘하늘하고 가벼운 거동[縹緲輕擧]의 아름다움을 읊은 것으로, 도관(道觀)에서 부르는 노래이다. (기존 주석 약간 수정)
-보허는 ‘보허사(步虛詞)’일 수 있다. 도교에서 경전을 노래하여 예찬하는 노랫말(歌詞).
-제3성: 《청음집》 〈次遊仙詞韻〉의 “天雞叫罷第三聲”(천계는 막 세 번째의 울음소리 마치누나) 참조.
3)
琵琶初輥小涼州, 捍發紅蠻壓臂鞲.
素手轉關仍濩索, 四絃頻抹綠腰頭.
비파 가락 맨 처음 소 양주곡을 빠르게 타니
한발 든 젊은 기생은 발로 박자를 맞추네.
하얀 손결로 전관호색을 이어 연주하니
사현은 급박하게 녹요 첫머리를 퉁기네.
-輥(곤): 빨리 구를 곤
-소량주(小涼州): 양주곡이라는 악부명인데, 신당서 예악지 권2에 기록이 있다. “《涼州曲》,本西涼所獻也,其聲本宮調,有大遍、小遍。貞元初,樂工康崑崙寓其聲於琵琶,奏於玉宸殿,因號《玉宸宮調》。” 일명 涼州詞. 내용은 북서쪽 변방의 붕광과 전쟁의 정경을 묘사한 것이 많고, 그 중에서 왕한(王翰, 687~726)과 왕지환(王之渙, 688~742)의 작품이 가장 유명하다.
-捍發(한발): 비파 타는 채를 말한다. (근거는?)
-만랑은 당(唐) 나라 때의 시인 백거이(白居易)의 기첩(妓妾) 소만(小蠻)을 가리킨 듯하다.
-臂鞲(비구): 신발의 일종. 일명 홍금수구(紅錦繡鞲)(확인필요) (고전번역원 신호열 역주에는 “일하는 데 편리하게 하기 위해 옷소매 위를 싸는 비의(臂衣)를 가리킨다.”라 했음)
-전관호색(轉關濩索): 약칭하여 “濩索”이라고도 하며, 고악부의 비파곡명이다.
-녹요곡: 당나라 때 악곡 이름. =綠么. 貞元時樂工進曲,德宗令錄出要者,故稱“錄要”,後轉呼“綠腰”,或作“六麼”。見唐段安節《琵琶錄》、宋王灼《碧雞漫志》卷三。唐白居易《琵琶行》:“輕攏慢撚抹復挑,初為《霓裳》後《綠腰》。”古直《雜感寄楚傖一廠》詩之四:“夜深燈火樊樓上,偷聽紅兒譜《綠幺》。”
4)
四童垂手對成行, 硏綠花紅燦舞裳.
彩袖半揎銅指鈸, 曲頭初換響丁當.
네 명의 동자 수수하며 마주 서서 줄 이루고
녹색 비단에 붉은 꽃무늬 놓인 모습이 춤을 춤에 찬연하도다.
채색한 소매 절반쯤 동지발에 걷어지자
곡두가 바뀌어 딩글딩글 소리 울리네.
-垂手: 악부잡곡에 속한 곡제(曲題). 대수수(大垂手)ㆍ소수수(小垂手)ㆍ독수수(獨垂手)가 있는데, 대수수는 춤을 추면서 손을 드리우는 것을 말한다.
-동지발: 동발(銅鈸)과 같은 말로, 구리로 만든 타악기. 심벌즈 비슷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