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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득용 (2019) 도문대작의 성격과 성립 배경에 대한 시론(試論)

nicole0301 2020. 9. 1. 16:59

-목차: 2장 도문대작의 성격과 구성, 3장 도문대작의 성립 배경, 4장 도문대작의 가치와 남는 문제 ()

 

-초록: 도문대작의 구조와 결에 집중, 역사적 흐름 속에서 조감. 성격과 구성면에서 간소함을 원칙으로 삼았는데, 여섯 개 범주는 식재료 기준. 농서나 조리서에 비하면 덜 실용적이지만 그 성격은 이론서이기보다 실용서에 가깝다. 성립 배경: 대리만족과 경계(警戒). 세상을 경계했으나 반면교사의 대상이 되어버린 자신을 경계로 삼으라는 것. 대리만족을 위한 대상으로 식품을 선택한 계기는 상황의 낙차를 가장 크게 느끼게 하는 소재가 식품이고, 식욕과 권력의 밀접한 연관성. 식욕에 관대했던 성향.

도문대작은 단순 식품 소개에서 벗어나 체험을 통해 수집한 정보와 지식을 체계적으로 제시한 새로운 시도. 본격 유서에 선행하는 박물학서의 역할을 했음.

→초록만 보아서는 ‘식욕과 권력의 연관성’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개진할 듯 하지만, 자의적 화제 선택에 지나지 않으며 신용할 만한 논의가 나오지 않는다. 성립 배경 역시 해당 텍스트에 나온 내용을 동어반복 한 것 이상의 해석이랄 것이 없다. 안나미 논문은 만명 문화와의 직접적 연관성을 논증하진 못했어도 최소한 동시대 중국 문단의 어떤 조류와 허균이 공명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 의의가 있는데, 이 논문에서는 그 정도의 정보도 없다. 도문대작의 서술 내용을 계수한 것 정도의 의미가 있는데, 그것도 정확한지 검토 필요.

 

1장 서론: 안나미 논문과 이 논문의 차이는 도문대작의 성격과 구성, 글 쓸 당시의 허균의 삶과 사유, 역사적 성격을 집중해 보면 이견 내지 보완 사항이 있다는 것. →도문대작을 쓸 당시 허균의 삶과 사유라고 언급해 놓은 것이 도문대작 작성과 별 관련이 있다고 볼 이유가 설득력있게 제시되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허균의 다른 저작들을 도문대작과 연관이 있다고 우긴 데 지나지 않는다. 

 

2장 도문대작의 성격과 구성

-병이지류(식품표제수/ 표제와 그 연관 식품/ 부수적으로 소개한 식품: 11/12/16), 과실지류 (30/30/44), 비주지류(6/10/11), 해수족지류(40/49/67), 소채지류(25/43/38), 차 술 벌꿀 기름 약밥 (5/36/10). 표제는 총 117. 부수적으로 언급한 식재료나 음식 수는 총 179.

-특징: 일반적 유서나 식품서와 도문대작 서술의 차이: 가사협(賈思勰, 생몰년 미상, 6세기)제민요술, 원나라의 유서 거가필용사류전집. 제민요술은 상세한 조리법이나 저장법 소개, 거가필용사류전집은 커버 범위가 넓은. 도문대작은 식재료와 음식 맛에 초점. (도문대작과 저술 시기에 현격한 차이가 나는 실용서들과 비교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음식에 대해 썼다는 이유만으로 아무 책이나 가져다 비교해도 좋은 것인가.)

맛의 소개에 허균의 주관이 드러난다. 맛의 기억을 적는달지. (각주 18, 19. 방풍죽과 석이떡의 예) 홍만선은 산림경제에서 허균의 주관적 체험 부분을 삭제했음. 객관성 확보를 위한 것.

음식 소개의 원칙에서 간소함을 지향. 위거원의 소미연식단과 비교. 소미연식단은 요리 재료와 모습을 제대로 알 수 없고 짐작만 가능. 이처럼 허균은 자기 체험을 위주로 타 서적 인용을 최소화. 예외는 약밥. 각 계절별 특별한 음식 소개시에는 간소라는 편집 방향을 어김.

 

-도문대작에서 식품을 분류한 방법: 식재료 기준. 조리에 능통하지 않았던 허균이 선택할 수 있었던 최선. 도문대작을 구성하는 6개 범주와 일치하는 선행 사례는 찾기 어려움. 대표적 유서와 어휘집에 나온 연관 범주 거론. (16~17)

 

-도문대작의 자료 성격을 지식 정보 차원에서 규명하면 (지식은 정보를 체계화 한 것), 도문대작은 둘을 다 담고 있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비교. 체계적인 수집과 편집, 맛의 비교 대조, 고증을 동원해서 정보를 지식으로 가공했다.

 

3장 도문대작의 성립 배경

소일거리로 도문대작을 지었다는 것은 문면상의 말이고, 허균의 행적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특별한 이유가 있다

(이하에서 허균이 이달에게 보낸 편지, 12편의 논, 북귀부, 대힐자 등을 언급하는데, 도문대작 창작과 무슨 관련이 있다는 것인지 전혀 납득되지 않는다. 남효온론을 인용하면서 출처관에 대한 얘기를 길게 늘어놓았는데 도대체 그런 말이 왜 필요한가? 허균이 자주 파직된 일과 관직 청탁 편지를 썼던 일이 수 페이지에 걸쳐 나온 다음 1610년 전후하여 인간의 부귀영화가 한순간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는 이야기로 진행되는데, 논의 내용의 필연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논지와 별 무관한 이야기를 죽 쓴 뒤, 도문대작 작성 이유는 대리만족을 얻고 부귀 영화가 한순간임을 경계하려는 데 있다는 말로 이어짐.)

-성현의 용재총화에도 식품을 소개하는 조목이 나온다. (33) ‘꿩이 좋기로는 북방이 최고, 채소 과일은 토질에 따라 심어야 이익을 거둔다 등.’ 용재총화 내용이 더 실용적. (34) 식에 대한 포용적 태도.

-식욕과 권력의 관계에 대해서는 (자의적으로) 엘리어스 카네티의 『군중과 권력』을 끌어다 놓았음. 또 "심노숭과 허균이 식욕을 채우지 못하게 된 이유로 정치적 불우를 지적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식욕과 권력 사이의 관계는 설명된다." (이 무슨 기적의 논리인가)

 

4장 도문대작의 가치와 남는 문제

-결론을 대신한 장으로 새로운 내용은 없다.

-연구 전망: 추가 조사 사항으로는 허균이 식품에 관련된 내자시 정을 역임, 음식과 식재료에 관심이 높았던 점 (식품에 대한 이력과 기호)도 도문대작 성립 배경으로 고려해야 한다. (별다른 논의할 문헌 근거가 없는데 어떻게 이런 배경을 고려할 수 있는가?) 시야를 주변 국가로 넓힐 필요가 있다. (안나미 논문에서 벌써 해 놓았다) 조선 전기와 중기의 관계는 훈구 사림 교체라는 단언이 보여주듯 이질적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는데 연속성을 살펴야 한다. (논리적 비약을 하지 말자는 점프수트가 과연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