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푸코 말과 사물 - 지식의 풍경과 언어의 검은 태양 (이규현, 2019)
*푸코의 <말과 사물>을 새로 번역 역자가 낸 해설서다. 딱히 단락들이 논리적으로 아귀가 맞게 딱딱 연결되거나, 표현이 명료하게 되었다는 느낌은 못 받았지만, 그래도 나보다 푸코에 대해서 많이 아는 사람이 공부한 바를 쓴 것이니까 배우는 마음으로 읽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실제로 내가 <말과 사물>을 읽으면서 놓친 대목들을 적절히 짚어주기도 했고.
*목차 및 주요 내용.
1. 프롤로그 - 공간의 사유
-<말과 사물>의 경우에서 아르키메데스의 점은 고고학, 에피스테메, 언어라는 세 가지 개념으로 구성된다. (5)
-8쪽 첫머리에 '공간의 사유'라는 장 제목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도대체 나로서는 납득이 가지 않는 얘기라서 패스.
-사유가 공간에 의해 결정되고 산출된다는 생각의 연원은 다른 누구보다 칸트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 에피스테메는 플라톤이 <티마이오스>에서 만물을 생성하는 장소로 내세운 '코라'와 관련지을 수 있는 개념이다. (8)
-요즘은 예술과 과학 등 온갖 영역에 관한 의견이나 생각에 '인문학'이라는 말을 붙이는 경향이 있다.
2. 아리아드네의 실을 찾아서
-엔도시토시스(내포작용)와 엑소시토시스(외포작용) 그림은 28쪽에 있음.
-푸코는 과거의 여러가지 상이한 인식 방법과 이것들 사이의 단절면을 관찰하고 이를 통해 현재의 사유 방식을 소묘함으로써 현재 생겨나고 있는 새로운 사유방식을 찾고자 한다. 이 과정 자체를 푸코는 '고고학'이라고 칭한다. (31)
3. 고고학의 탄생과 칸트의 그림자
-말 그대로 칸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이야기. 인식의 선험적 여건을 중시하는 것, 거기에서 언어와 지시대상 사이의 상관 관계를 중시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박사논문 낼 때 칸트의 글을 번역한 것을 첨부했다는 이야기가 나옴.
-70년대에 들어서 푸코가 고고학이라는 용어 대신 계보학이라는 용어를 채택했고, 그것은 현재 지향성을 강화할 필요성 때문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음. (35)
-구조주의는 인간 주체에 앞서는 구조를 강조하고 모든 것을 요소들의 배치나 체계 또는 관계에 입각하여 분석하려는 입장. (45)
4. 에피스테메 개념의 공간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해설, 왕의 자리에 대한 해설이 나옴. 이를테면 "푸코에 따르면 인간을 왕의 자리(벨라스케스의 '시녀들' 그림에서 거울에 비친 그 왕의 자리를 말함)에 놓는 것이 바로 근대적 지식의 기본 속성"(71). 하네케 감독의 '아모르'에 나오는 피아노 연주회 신을 연상케 하는 그림이라고 생각했다.
-에피스테메를 '장치'라는 개념으로 대체한다. (73)
-바슐라르와 쿤. 쿤의 '공약불가능성' 개념. (77)
5. 인문과학의 여백과 출구 -별로 흥미롭지 않은 장이었음.
6. 문학 언어의 경험과 탈 근대적 사유
-레몽 루셀의 소설에 대해 길게 해설했으나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음.
-<말과 사물>에서 푸코가 맞서고자 한 것은 서사의 리얼리즘, 주체의 철학, 연속적인 역사의 진보, 편협한 변증법적 합리성 등이고 푸코가 발견하고자 한 것은 시대별 및 오늘날의 지식에 선험적 여건으로 구실을 하는 어떤 것이다.
7. 에필로그 - 안티 오이디푸스의 초상
-조르주 쇠라(1859-1891)의 <그랑드자트에서의 어느 일요일 오후>
-안티 오이디푸스로서의 푸코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자신의 저서들을 통해 고고학의 망치로 인간 중심의 지식체계에 타격을 가하면서...
-본인은 푸코를 열심히 해석한다고 했겠지만, 푸코가 한 말을 성의있게 이해하려고 노력했을 뿐, 푸코의 마음을 자기 마음으로 삼은 사람의 글이 아니다, .. 이런 생각이 들었다.